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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준★정보

윤두준, 왕이 된 ‘남친돌’

윤두준, 왕이 된 ‘남친돌’

2015.12.21


MBC [퐁당퐁당 LOVE]의 세종대왕, 이도(윤두준)는 우리가 알던 세종대왕과는 다르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천재이자 성군이 아닌 구구단도 못 외워서 이마를 맞는 남자. 

조선으로 타임워프를 한 2015년의 고3 단비(김슬기)가 수학을 가르치는 이도는 과외 교사의 속을 썩이는 평범한 남학생의 모습과 비슷하다. 

또박또박한 발음에서는 영특함이 묻어나지만, 서글서글한 인상에 장난기 가득한 표정은 단비 또래의 남자아이의 그것이다. 

역사 속 세종대왕이 너무 천재라서 로맨스조차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었다면, 

[퐁당퐁당 LOVE]의 이도는 2015년의 여고생과도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평범하지만 매력적인 남자친구 같은 존재다. 


세종대왕에게마저 남자친구의 매력을 더할 수 있는 남자. 팬들에게 온갖 판타지를 주는 아이돌의 세계에서도, 

비스트 멤버 윤두준은 바로 내 곁에 있는 남자친구 같은 매력으로 빛났다. 

명절이면 MBC [아이돌스타 육상·씨름·농구·풋살·양궁 선수권대회]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땀 흘리며 공을 찼다. 

이런 모습 덕에 그는 요즘 10대의 이야기를 다뤘던 웹툰 [패션왕]의 체대입시생 두치와 비교되기도 했고,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 이상으로 현실적 접점을 가진 캐릭터로 시선을 모았다. 

SBS [강심장]에서는 “빅뱅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돈가스를 시켜먹었는데 

팬티만 입고 돈가스 먹는 모습이 초라해” 가수가 될 결심을 했다고 말할 만큼 일상 속의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윤두준이 연기를 겸업하는 많은 또래 아이돌과 다른 지점은 여기서 비롯된다. 

그는 자신의 스타성을 보여줄 수 있거나, 아이돌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다. 

대신 온갖 오해와 고생 끝에 겨우 일을 하는 실수 많은 신입 정보 요원(KBS [아이리스 2])이었고, 

미식가이자 능청스러운 보험사 직원(tvN [식샤를 합시다])이었다. 

특히 [식샤를 합시다]에서 그는 박준화 감독이 “극 중 캐릭터가 독특하기 때문에 자칫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윤두준이 연기를 잘해서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구대영이라는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일하고 맛있게 밥 먹는 일상으로 가져다 놓았다. 

그는 음식을 먹을 때 한껏 과장된 표정으로 ‘맛있다’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 외의 일상에서는 감정에 따른 표정의 격차를 줄이고, 무엇이든 또박또박 말하며, 사람을 잘 설득하는 보험회사 직원의 캐릭터를 차근차근 쌓아갔다. 

윤두준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돌이면서, 일상의 남자가 보여줘야 할 것을 연기를 통해 꾸준히 보여주며 천천히 성장했다.


그래서 [퐁당퐁당 LOVE]는 윤두준이 일부러 멀리 돌아온 길처럼 보인다. 

2015년의 여고생과 세종대왕의 로맨스는 판타지고, 이런 설정은 인기 아이돌에게 특히 어울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아이돌로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연기자로서도 시청자에게 납득시킨 뒤에야, 판타지나 다름없는 캐릭터를 자신의 방식으로 소화했다. 

‘남친돌’이던 그는 드라마에서 현실의 남자친구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고, 그다음에야 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윤두준은 이제 세종대왕을 연기할 때도 평범한 소녀의 남자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매력을 가진 배우가 됐다. 

2009년 데뷔한 아이돌의 느긋하지만 단단한 성장이다.


CREDIT

글 | 이지혜

사진 | MBC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5122008537223344